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마루야마 겐지

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마루야마 겐지

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마루야마 겐지



마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속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조롱을 높이 매달고...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만큼 글이 눈앞에 그려진다.

지금은 아무도 없는 M도시, 빨간 하이힐, 피리새, 3인의 기마무사...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공간에 집착한다.

그곳에서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공존하고, 현실과 환상 또한 교차한다.

때론 그 경계가 무너져 모호하다.


조롱을높이매달고_마루야마겐지

새장을 말하는 조롱, 운명에 조롱 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조롱을높이매달고_마루야마겐지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훌륭한 환자, 첫 대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조롱을높이매달고_마루야마겐지

겁에 질려 살아온 40여년,

잃는 게 두려워 분투했음에도 나는 차례차례 잃어만 갔다.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맘이 처연하다.


조롱을높이매달고_마루야마겐지

피리새는 야생 조류지만, 사람에게 잡힌 그날부터

들깨를 먹고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한다.

사람 손에 키워지기 위해 태어난 새, 남에게 고용당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


조롱을높이매달고_마루야마겐지

무엇이 현실인지, 무엇이 환상인지 경계가 무너진다.


조롱을높이매달고_마루야마겐지

먹음으로써 현실에 존재한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땅에 발이 굳건하니 희망이 생긴다.


'달에 울다' 속의 두 작품은 얼음처럼 차갑고 단단한 고독이 느껴진다.

일본소설은 주제가 선명하고 읽기가 쉬워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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