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명화가 다시 보인다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명화가 다시 보인다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명화가 다시 보인다

(중세부터 20세기까지 인테리어의 역사)


재밌게 읽은 책 한 권 소개해 봅니다.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중세부터 20세기까지의 선배 주부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재밌다.

책의 내용이 읽기도 쉽고, 예전에 이리 살았을 줄이야 경악을 금치 못하는 부분과

이렇게 편하게 된 시기가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읽기 쉽고, 재밌다.

목차가 침실, 난방, 부엌, 실내장식, 물, 조명...

시인이자 주부인 작가의 재밌는 글로 함께 나온 명화가 다시 보인다.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철제 침대에 앉아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위생을 강조하던 의사들은 철제 침대를 권장했다.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난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난방을 땔 나무가 있는 숲은 지주들이 가지고 있어서,

서민들은 겨울을 그냥 버틸 수 밖에 없었다.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땔감을 나르는 고된 노동, 죽은 나뭇가지와 통나무 조각을 나르고 있다.

나무들은 도끼로 다시 쪼개야만 할 것이다.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조명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삶은 밤과 낮, 흑과 백, 절대적 고요와 시끄러운 노동

모두 충돌, 대립, 극명하게 갈리는 대조를 제거한 삶을 사는 우리가 어떻게 과거의 사람들과 동일한 정신적 습관을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느끼고, 욕망하고, 행동하고, 반응하겠는가?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부유한 집에서조차 벽난로 불빛이 실내조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목욕에 대한 부분에서는 입에서 '으으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17세기에는 속옷을 입는 관습이 출현하면서 더는 물로 몸을 씻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속옷만 정기적으로 갈아입으면 충분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ㅜ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드가의 '목욕통'이라는 작품이다.

완벽한 구도라고 배웠던 기억이 이젠 그녀는 과연 머리를 감을 것인지,

목욕은 어찌 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살림하는여자들의그림책_독후감

지금처럼 집안에 물건이 많지도 않았던 시절 궤짝은 수납공간으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물건을 꺼내려면 쭈그려앉아야만 했고,

머리나 손가락 위로 무거운 뚜껑이 닫힐 위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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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침대를 나누어 쓰던 때부터 부엌이 실험실처럼 깔끔해진 지금까지의 이야기

선배 주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북유럽식 인테리어가 유행이다.

화려한 색채를 뽐내면서도 정갈함을 유지하는 북유럽 스타일은

사실 오래전부터 중부유럽과 남부유럽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

살림의 여왕들은 모두 북유럽에 있었다.

네덜란드 풍속화에 종종 등장하는 집안을 청소하거나, 그릇에 윤을 내거나,

바느질을 하는 여자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익히 그 사실을 유추해낼 수 있다.

이 책의 시선은 바로 이런 지점이다.

베르메르의 그림을 통해, 기존의 미술사학자나 미학자들이 이야기한 대로,

숭고한 미와 빛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살림의 여왕 혹은 지나칠 정도로 청결에 집착했던 네덜란드 주부들의 모습을 본다.

어쩌면 우리가 그림을 보는 방식은 그림에서 아주 순수하게 시각적인 경험만을 이야기하던

미국의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식의 감상법이 변주된 형태였을 것이다.

현대 이전의 그림은, 그 시대의 상징과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림이 그려지던 시대의 상징물을 해석하고,

그 시대의 역사를 알기 위해 미시사의 대가였던 역사학자와 풍속학자, 인류학자들의 책을 인용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간다.


지은이 베아트리스 퐁타넬은 시인이자 도상학자이지만, 주부이기도 하다.

한 개인이 가진 특성은, 그림을 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다.

지은이는 도상학자의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시각을 마음껏 펼쳐놓는다.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는 지은이는 그림 속 여자들에 공감한다.

그림 속 여성들은 남성화가들의 눈에 포착되어 그려진 수동적인 모델이 아니라,

당대에 가장 유행하던 옷을 입고, 또 처음 접하는 물건들과 조우하면서 가장 아름다운 몸짓을 선보인 인생 선배인 것이다.

<예스24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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