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鳥籠)을 높이 매달고, 마루야마 겐지 마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속에는 두 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조롱을 높이 매달고...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만큼 글이 눈앞에 그려진다. 지금은 아무도 없는 M도시, 빨간 하이힐, 피리새, 3인의 기마무사...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공간에 집착한다. 그곳에서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공존하고, 현실과 환상 또한 교차한다. 때론 그 경계가 무너져 모호하다. 새장을 말하는 조롱, 운명에 조롱 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훌륭한 환자, 첫 대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겁에 질려 살아온 40여년, 잃는 게 두려워 분투했음에도 나는 차례차례 잃어만 갔다.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맘이 처연하다. 피리새는 야생 조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