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설] 2014 올해의 문제소설 - 조해진작가의 '빛의 호위'

[책·소설] 2014 올해의 문제소설 - 조해진작가의 '빛의 호위'


[책·소설] 2014 올해의 문제소설 - 조해진작가의 '빛의 호위'

(현대 문학교수 350명이 뽑은 올해의 문제소설)


이전에 읽고 적어둔 문제소설의 단편들,

가슴가득 눈물이 고이는 글도 있고, 

긴 여운에 하루 종일 헤어나오지 못하는 글도 있다.

작품 해설과 함께 두번은 읽어야 이해되고 내것이 될 수 있는 문제소설들이다.


오늘은  조해진 작가님의 [빛의 호위]의 감상평이다.


액자식 구성이 이야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고 

마치 장과 알마 마이어의 이야기를 사실처럼 느껴져 진짜 있었던 일인듯한 착각을 하게 했다.

구성이 어디 한곳 숨 쉴 공간이 없이 빽빽하게 느껴져 답답한 느낌,

공부 잘하는 학생이 '난 이정도야'하는 식의 딱 짜 맞추어놓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좀더 쉽게 쓸 수는 없었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주제를 이런 액자식 구성으로 쓴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화자는 권은에게 베푼 작은 선행을 기억하지 못한다.

권은에게 그가 준 카메라는 자신을 살린 하나의 빛으로 기억된다.

 알마 마이어에게 장의 악보는 권은에게 빛으로 기억된 카메라와 같다.

이런 작고 큰 선행(?)들이 우리의 캄캄한 사회(?)의 한줄기 작은 빛으로 퍼져나가듯 

장에서 알마마이어로, 그의 아들인 노만마이어에서 헬게 한센으로,

헬게 한센의 다큐멘터리를 본 권은에게로...

이야기는 빛처럼 이어진다.


부담스러운 결정적인 도움이 아니어도 

의미없는 작은 호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단편소설이다. 


...


비슷한 단편으로 세월호사고 당시 빨간책방의 이동진이 길게 읽어주던 단편소설이 기억난다.

레이먼드 카버의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어느날 갑자기 교통사로로 어린 아들을 떠나보낸 부부가 있다. 

가슴이 무너지는 부부에게 황당한 전화가 걸려 온다.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무조건 화를 내는 전화를 계속해서 받는다.

예약해 놓은 아이의 생일 케이크를 왜 찾으러 오지 않느냐는 빵집 주인이었다. 

허.허.허. 아들이 죽었는데, 아들이 죽었는데. 부부는 분노에 떨며 빵집으로 향한다. 

아무 것도 몰랐던 주인은 이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진심을 다해 용서를 구한다. 

“내가 갓 만든 따뜻한 롤빵을 좀 드시지요. 뭘 좀 드시고 기운을 차리는게 좋겠소. 

이럴 때 뭘 좀 먹는 일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될 거요. 더 있소. 다 드시오. 

먹고 싶은 만큼 드시오. 세상의 롤빵이 다 여기에 있으니.”

엄마 앤은 그 진심에 갑자기 허기를 느꼈고, 그 빵을 세 개나 먹어 빵집 주인을 기쁘게 했다. 

빵집 주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꽃 장수가 아니라 좋았다고, 사람들이 먹을 것을 만드는게 더 좋았다는...


이 두가지 단편소설을 읽고 

사람간의 관심과 작은 호의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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