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맛, 추억을 떠올리다.
- 취미
- 2017. 3. 5.
#어른의 맛, 추억을 떠올리다
멋진 에세이를 하나 발견하다.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그 맛, 어른의 맛
어려서 겪은 추억이 하나 떠올랐다.
아이들끼리 모여 숙제를 하다 배가 고파 라면을 끓였다.
어른스럽게 파김치를 잘 먹는 아이가 있었다.
어린 나의 입맛에는 영~
하지만 그 아인 맛있다고 어린 너희들은 모르는 맛이라고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 아이네 집에는 언니와 오빠들이 많았다.
어른의 맛, 달 집는 젓가락으로 우리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p51. 눈물나는 맛
이 부분에서 울컥해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어느새 엄마의 음식은 절대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나도 어른이 되었구나. 엄마는 돌아가셨구나...
p89. 납득이 가는 맛
짜장면과 짬뽕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친구따라 결정한다.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서 나의 식욕과 미각을 충족시키는 메뉴를 고를 여유란 없다.
납득할 수 있는 맛을 스스로 찾아내는 여유가,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래본다.
p115. 초봄의 맛
어려서는 나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물반찬이 특히 많아지는 봄철은 내가 싫어하는 시기였다.
어느새 어른이 된 나는 봄으로부터 쓴맛과 알싸한 맛을 원하게 되어,
올봄에도 쌉쌀한 봄의 나물들을 기다리고 있다.
p192. 물의 맛
물의 경도는 1리터 안에 포함되는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을 나타낸 수치이다.
세계보건기구 기준으로 1리터 당 120밀리그램 미만이 연수,
120밀리그램 이상이 경수다.
서울의 물은 연수이고, 강원도 일부와 부산 지역은 경수에 가깝다고 한다.
지역마다 물의 맛으로 요리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p196. 물의 맛
유럽의 물은 경수이기에 질긴 고기과 채소를 푹 끓이는
스튜나 스톡이 경수에 잘 어울린다.
집에서 만들 때도 참고할 방법이 있을 것 같다.
p213. 사라지는 맛
한여름, 도쿄 신바시 '아유마사'에서 만난 은어 소금구이
p230. 한겨울의 맛
복어 지느러미를 띄운 히레사케는 추위가 점점 심해질수록 맛이 좋아진다.
p288. 냄새의 맛
냄새를 맞지 못한다는 고백을 통해 생각해 본다.
애초에 냄새는 혼자만의 것이다.
다른 누구와도 결코 공유할 수 없으며 형태도 없고 색깔도 없다.
자취도 없고 함께 볼 수도 없다.
냄새라는 것은 가장 강력하게 추억속으로 밀어넣는다.
나물을 유난히 좋아했던 엄마,
시래기 삶을 때마다 나는 그 특유의 냄새가 있다.
나는 구분도 안되는 나물을 왜 먹어야 하냐며 투정 자주 부렸다.
이제 우리집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것이 나물반찬이고,
엄마가 그리운 날 시래기를 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