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설] 2014 올해의 문제소설 - 김엄지작가의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책·소설] 2014 올해의 문제소설 - 김엄지작가의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책·소설] 2014 올해의 문제소설 - 김엄지작가의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현대 문학교수 350명이 뽑은 올해의 문제소설)


2014 올해의 문제소설의 단편을 읽고 있다.

가슴가득 눈물이 고이는 글도 있고, 긴 여운에 하루 종일 헤어나오지 못하는 글도 있다.

작품 해설과 함께 두번은 읽어야 이해되고 내것이 될 수 있는 문제소설들이다.



오늘은 앞부분에 나오는 김엄지작가님의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의 감상평이다.


비가 쏟아진다.

나를 찾을까? 아니, 내가 나간 줄도 모를 거야.’

황급히 달려든 허름한 구멍가게 처마 밑, 좀처럼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빗속에 모두 버려지겠지. 내 그림도, 내 물감도, 내 꿈도...‘

뻑뻑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니 오래된 먼지 냄새가 코끝으로 들어온다.

주머니 속에서 만져지는 만 원짜리 몇 장.’

할아버지 우산 있어요?” 주인은 고개도 들지 않고 없다라고 대답한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다면... 그 삶에는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한동안 우두커니 서있다 가끔 등으로 떨어지는 빗줄기에 놀라 선득해진다.

노인은 고개를 들어 소년을 한번보고는 이내 고개를 숙여버린다.

날은 어두워지고 깊은 한숨과 함께 소년은 쏟아지는 빗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가게주인도 이 책의 내레이터도 심드렁하다. 좀처럼 따뜻하지 않은 시선은 안타깝다

문장 또한 마치 돌림노래처럼 앞의 문구를 계속 끌어다 쓴다

그것이 리듬감이 있게도 느껴지지만, 심드렁한 내레이터의 모습을 나타내는 듯하다.

 

또한 내레이터의 태도가 현재 나의 모습, 우리들의 태도라는 작품해설이 섬뜩했다

변할 것 같지 않은 사회모습에 지친 우리들의 심드렁한 태도가 겹쳐진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불평은 있어도 대안은 없는, 행동하려는 자들의 사기마저 꺽어버리는 모습이 나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탈과도 같은 꿈을 향해 걸어가는 한 아이를, 한 사람을, 아니 우리 자신을 

심드렁한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는 그들은 존재한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일탈과도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꿈을 쫓아 가다보면 주위의 많은 심드렁한 시선을 마주하고, 불확실한 미래의 삶은 불안하기만 하다

어떤 이정표도 없는 그 길을 우리는 스스로 과감히 눅눅한 현실이라는 이불을 거둬내고 

눈을 질끈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뛰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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