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디자이너가 만나서 만든 '구두점의 나라에서'

시인과 디자이너가 만나서 만든 '구두점의 나라에서'

시인과 디자이너가 만나서 만든 '구두점의 나라에서'


오늘도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1905년 출간된 그림책으로,
독일 서정시인으로 알려진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와
인도 디자이너 라트나 라마나탄의 작품인 '구두점의 나라에서' 입니다.
이책도 역시 보림출판사 콜렉션시리즈 중 하나~
유아용 그림책으로 보기보다 퀼리티 좋은 아트북에 더 가깝습니다.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수제 종이에 직접 손으로 작업한 그림책 입니다.
각 권마다 고유 번호가 있어 소장가치도 있죠.

2014년 국제 타이포그래픽 디자이너협회 우수 디자인 도서 선정~
2014년 우수 디자인 도서 50 선정~

어떤 예술작품인지 구경해 봐요.

표지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타이포그래픽 디자인 우수 디자인 도서상도 받았으니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언어의 흐름과 그 내부의 균열에 대한 희극적인 시다.
구두점 부호들은 멈춤과 중단, 비킴과 정지들의 표시물이기도 하지만
그것들은 억양과 의로, 감정을 지시하기도 한다.
모르겐슈테론은 그 사실을 재치있게 활용해,
불가피한 끝을 향해 위태롭게 달려가는 드라마 속에서
구두점 부호들을 저마다의 역할을 갖고 있는 인격체들로 바꾸어 냈다.

우스운 놀이에 관한 것이지만
위협적인 통제 체제를 암시하는 정치적인 함의 또한 분명한 이 이야기는
인도 디자이너, 라트나 라마나탄을 만나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라트나 라마나탄은
캘리그램과 러시아 구성주의 미술 같은 전통을 환기시키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표현 양식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시각적 문법은 대담한 실험과 정확한 소통 사이의 균형을 이루면서
언어와 그래픽 디자인과 정치의 교차로에서 예술가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평화로운 구두점의 나라는
밤새 긴장으로 가득하다
나라의 마침표와 쉼표 들이
세미콜론들을 '기생충'이라 부르고

붉은 달이 뜬 듯 불안한 붉은 점 기둥들이 스물스물 올라오네요.



한 시간도 안 되어 반세미콜론 그룹인
자신들의 부대를 만든다

왠지 방패를 든 군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음표들은 곤경을 피해
(늘 그렇듯) 조용히 달아난다
세미콜론들의 애절한 소음은
주위를 둘러싼 괄호들이 삼켜 버린다
포로가 된 존재들은 몸이 얼어붙은 채,
괄호들에 의해 감금된다


디자이너가 러시아의 구성주의 미술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니
(혁명 전부터 1920년대에 걸쳐 소련에서 전개된 예술 운동)
스토리와 분위기가 그 시기 같습니다.




무서운 마이너스 기호들이 도착해
포로들의 삶을 - 단칼에 베어 - 끝내고


마이너스들은 무섭죠. ㅜ



이제 고국으로 돌아오는 물음표들은
땅 위의 시체들을 가여워한다


보는이도 처참합니다.


하지만 비통함은 계속된다! 새로운 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쉽표들에 맞선 대사들이 돌격해


쉽표들 중 작은 것도 보이는데, 자꾸 보면서 감정이입이 되네요.




쉽표들의 목을 베고
목이 잘린 자들은 쓰러진다

(대시들은 피투성이 속에서 즐거워하고)
세미콜론들이 바닥에 부딪힌다

온전한 모습을 갖추거나 그렇지 못한 세미콜론들은
조용히 공동묘지에 묻힌다


세미콜론들의 공동묘지의 디자인이 압권입니다.

뒤에도 이야기가 더 있습니다.

역시~ 정말 멋진 작품!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을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찾아보세요.
시각적 즐거움 뒤에 무거운 현실이 더 해져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


구두점의 나라에서
국내도서
저자 :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Christian Morgenstern) / 정영문역
출판 : 보림 201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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