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용기로 위기를 피하다, 그림책 '사라진 마을'
- 취미
- 2017. 9. 2.
믿음과 용기로 위기를 피하다, 그림책 '사라진 마을'
작가의 말로 시작합니다.
"
이 그림책은 아프리카의 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들려주기는 옛날 아프리카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고유한 방법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런 이야기나 우화를 들려주는 사람은,
마을의 나이 많은 어른이나 '그리오트'라고 하는 전문 이야기꾼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밤이면 집 밖에 피워 놓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들이 들려주는 수수께끼나 지혜로운 말, 옛날이야기는 대개 비슷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어린 청중들은 마법에 걸린 듯 이야기에 빠져들곤 합니다.
아이들은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신기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 부족의 역사와 신화를 알게 되고,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우게 됩니다.
"
우리네 전통과 비슷한 구석이 있어 왠지 친근감이 듭니다.
붉은 색의 어두운 하늘 아래 아이가 있어서 불안합니다.
제목도 '사라진 마을' ~ 어떤 믿음과 용기로 위기를 피할까요.
마을을 지켜 달라는 엄마의 간절한 기도를 아비카닐은 듣고 있습니다.
아비카닐이라는 이름은 '듣는다'라는 뜻입니다.
아비카닐이 노예 상인들이 오고 있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노예 상인들이 오고 있다! 북쪽에서 온 아주 못된 놈들이다!
번개처럼 달리는 말 위에서 긴 총을 쏘아 대면서,
맨손인 우리 농사꾼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간단다."
아비카닐 위로 무서운 구름이 보입니다.
엄마의 이름은 '서 있다'라는 뜻인 니제밀,
모계사회인 그곳에선 니제밀은 리더의 역할을 합니다.
마을에서 이미 젊은 사냥꾼과 망을 보던 남자들까지
모두 잡혀 갔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남아있는 건 노인과 어린 아이들 뿐,
아비카닐은 엄마처럼 기도하는 법을 알고 싶어졌습니다.
엄마 니제밀의 뜻에 따라 모두 마을을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오로지 몸이 아픈 할머니 침왈라 만이 마을에 남아 있기로 합니다.
자신을 주술사라고 하면 노예 상인들도 건드리지 않을 거라 말합니다.
마을에 사람들의 흔적을 지우고 모두 떠나 더 깊은 숲속으로 이동합니다.
물이 깊어서 다들 망설일 때, 아비카닐이 엄마를 따라 기도합니다.
그리곤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물 속에 잠긴 징검다리를 보게 됩니다.
아비카닐이 용기를 내어 건너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눈엔 물에 잠긴 징검다리가 보이지 않아 두려워 합니다.
엄마 니제밀의 말이 이어집니다.
"우리 모두 부끄럽지 않나요? 저 아이를 따라가는 것을 왜 그렇게 두려워하나요?
늙은 할머니는 희생을 보여 주었고, 저 용감한 꼬마는 우리에게 몸으로 용기를 보여 주고 있어요.
자, 갑시다. 어리석은 두려움으로 우리 부족과 우리의 앞날을 모두 잃지 않으려면 갑시다!"
콘테의 세밀한 스케치와 투명하지 않게 그린 수채화가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마을로 노예 상인들이 찾아오고, 할머니는 약초를 찾는 주술사라고 말합니다.
노예 사냥에 실패한 사람들은 떠나고, 할머니는 미소짓습니다.
이 이야기는 옛 아프리카 야오부족이
노예 상인들로 부터 살아남게 된 실제 이야기 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할머니들에 의해 실제로 아이들에게 전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전해지는 이야기로 아이들은 자기 부족의 역사를 알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힘이 있는 부족의 아이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노예무역이 성행하던 17세기에서 19세기까지 2000만 명이 넘는 아프리카인들이
노예로 팔려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 갔다고 합니다.
'사라진 마을'은 바로 이 시대에 평화롭던 마을에 쳐들어온 노예상인들로부터
지혜롭게 마을을 지켜낸 아프리카 야오 부족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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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3 02:14 신고
뭔가 짠~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네요.
지금도 많이 어려운 아프리카 풍경이 떠올랐어요.... ㅠㅠ-
2017.09.03 12:37 신고
그러게요. 아프리카 수탈의 역사로 지금도 유럽은 잘 사는 것 같고, 여전히 아프리카는 힘들죠. 가슴아픈 이야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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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3 07:40 신고
느낌이 전해 옵니다
ㅜ.ㅜ-
2017.09.03 12:37 신고
그쵸. 짠해요. 남의 일 같지 않고 우리도 일제에게 많이 당했으니 말이죠.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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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01:49 신고
암울한 역사의 한 시대를 동화책으로 내놓았군요. 노예제도를 발달 시킨것도 선진국들이였죠. 그들의 무력행사에 굴복할수 밖에 없었던 연약한 아프리카 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네요. 일루스트레이션이 너무 예쁘게 잘 그렸네요. 저의 전공이 그래픽인지라 전 이런쪽으로 더 눈여겨 보게 되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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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11:51 신고
아프리카의 사연이 가슴이 아프더군요. 우리도 일제 강점기를 겪어서 그런지 남일 같지 않습니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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