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세이]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성폭력 피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 우연히 팟케스트에서 듣게된 책 한권~책 제목은 아름다웠지만 읽는 내내 힘들고, 화나고, 아프고, 아직까지도 가슴이 먹먹하다.소설이 아닌 실제 친족 성폭력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글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소식지에 4년 넘게 실린 글을 모은 것. 그녀는 초등학생 때부터 9년 동안 목사라는 아버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수많은 폭언과 폭행, 임신과 낙태, 탈출하기까지의 이야기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었다. 이 과정을 글로써 스스로 치유하는 모습과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나름의 비법까지 전수한다. 책 후반에 나오는 내용 중에 라는 책을 쓴 신부님를 찾아가는 내용이 나온다. 그녀는 신부에게 상처를 받아보기나 하고 이 책을..
[책·동화] 위고 카브레 · 자동인형을 깨워라 (마틴 스콜세지감독의 영화 '휴고'의 원작) 도서관에 앉아서 묵직한 책을 하나 집어 들었다.그림 많은 책을 좋아하는 나는 순식간에 앉아서 다 읽어버렸다.글과 그림이 하는 이야기를 읽어가는 재미가 독특했다. 『위고 카브레』는 위고가 잿더미 속에서 아버지가 고치다 만 자동인형을 찾아 수리하면서 그 속에 감추어진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추리 소설이다. 위고는 박물관 화재로 시계공인 아버지를 잃고, 기차역의 시계를 관리하며 살아가는 열두 살짜리 시계지기 소년이다. 위고의 끈질긴 추적으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SF영화의 선구자 조르주 멜리에스가 살아있음이 밝혀지고, 위고는 알코프리스바라는 이름의 마술사가 되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인형을 발명하게 되..
전주 MBC 육식의 반란-마블링의 음모, 분뇨의 사슬, 팝콘치킨의 고백(우리가 알아야 할 불편한 진실, 다큐멘터리 추천) 2014년 꽤 충격적인 다큐멘터리를 보았다.꽤 긴 내용의 다큐멘터리 3편을 앉은 자리에서 다 보고 한동안 넋이 나갔었다.정말 돈으로 돌아가는 이 자본주의 시스템에 진저리가 쳐지고,이런 시스템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 국가에 내는 세금이 아깝다. '육식의 반란'이라는 다큐는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1편은 '마블링의 음모', 2편은 '분뇨의 사슬', 3편은 '팝콘치킨의 고백'1편을 제외하고 2편과 3편은 평소 생각해 본적도 없는 것으로 완전 쇼킹한 영상이었다. 육식의 반란 1편 '마블링의 음모'이미 마블링이 좋지 않은 지방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그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동..
[책·문학]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삶의 고통과 괴로움을 요리를 통해 극복) 책 속 주인공 티타는 페드로와의 첫사랑을 '끓는 기름에 도넛반죽을 넣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정말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멋진 표현이다. 삶은 그녀에게 모든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삶은 그녀에게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많은 대가를 치러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고, 그것도 몇 가지 밖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그리고 자기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이 싸움은 그녀 혼자서 해야만 하는 싸움이었으며, 티타에게 삶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p 176 원재는 '초콜릿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순간'이다.더 이상 참을 수 없..
[책·문학]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세계문학전집) 올 겨울은 헤르만 헤세에 푹 빠져서 보냈다.헤세의 글은 필사를 하고 싶을 정도 맛있다.더불어 소리내어서 읽어도 한국소설처럼 착착 감기지는 않지만, 헤세만의 맛이 느껴진다.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읽기 위해 워밍업으로 읽은 책,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싯다르타... 더 읽고 싶은 헤세의 다른 책들도 많았지만, 유리알 유희를 읽고 헤세의 세계관을 알아버려서 다른 책은 더이상 읽고 싶지 않았다. 그 중 '싯다르타'는 내가 삶이 힘들 때 고민하던 것을 찾을 수 있어서 반가웠다. '싯다르타'는 긴장감으로 점철된 데미안보다 차라리 쉬웠다.부처 석가모니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일종의 헤세의 종교적 성장소설이라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지만, 누구나 겪을..
[책·문학] 데미안 - 헤르만 헤세(세계문학전집) 헤세의 책중에서 유일하게 다시 읽고 싶은 책을 뽑으라면'데미안'이라 말할 수 있다.하지만, 지금은 다시 읽고 싶지 않다. 읽는 내내 긴장감이 내몸을 불편하게 만든 책이지만, 데미안 뭔가 매력이 있다.헤세가 가장 힘들었을 때 썼다는 데미안~ 고뇌하는 싱클레어에 동일시하다보니 나도 꿈에 크로머에 시달린듯 힘들다. 가장 먼저 나오는 저 문장~ 읽고 또 읽었다.서문도 좋아서 필사를 하였다.삶의 힘듬이 절절한 요즘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에서도 되뇌이는 말이다.어이없이 죽은 한스도, 성장하는 싱클레어도, 아니 우리 모두도 같은 질문과 한숨을 쉴터이다. 싱클레어의 어릴적 두세계의 묘사가 인상적이었다.선을 넘어버리는 작은 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너머세상을 그리워하며..
[책·문학]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세계문학전집) 올 겨울은 헤세와 함께 보냈다.그 중 가장 먼저 읽은 첫 책이 '수레바퀴 아래서'이다. 선생님이 물으셨다, 그래서 '수레바퀴 아래서' 책 어땠어?난 바로 뭔 말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고 했다.그게 고전이라고 하시면서, 그 말이 무엇일지를 잘 생각하면서 읽어보라고 하신다. 이번 겨울 같이 읽었던 몇 권의 한국소설이 참 좋았다고 하니,우리글의 소설들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 읽기 편하다고,그런 글을 읽다보면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 고전을 읽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씀하셨다.그렇구나, 당분간 소설은 미루는 걸로... 중학교 때 독후감숙제로 강제로 읽은 책, 그때 끝까지 읽지 못함을 알게 되었다.역시 성장소설처럼 텍스트는 쉬운 편이다.왜 제목이 '수레바퀴 아..
[책·동화] 꼬마 물 요정 -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비룡소걸작선 23) 일러스트가 들어간 책을 좋아한다.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 특히 좋아한다.크라바트를 읽고 프로이슬러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이름도 어렵다.안데르센 수상작가라서 이 작가 책은 생각보다 꽤 많다.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은 낡아도 너무 낡았다. 꼬마 물 요정이 태어나서 사계절을 동안 일어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고 있다.트라바트보다는 좀더 어린아이들에게 알맞는 얘기일 것 같다.친구가 없이 혼자서 놀 수 밖에 없는 꼬마 물 요정이 혼자놀던 저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일러스트가 투박한듯 하면서도 참 잘 어울렸다. 꼬마 물 요정의 탄생을 기념해 잔치를 열기로 함. 먼 친척들에게 물고기로 소식을 전하는데..
[책·에세이] 지구에서 즐겁게 살아가기 (아마존에서 30년간 베스트셀러인 책) 저자 앨리사 베이 로렐은 화가이자, 작가, 보컬리스트, 기타연주자, 작사가, 만담가 등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신기하고 놀랍다. 책 표지의 그림처럼 그녀는 너무 자유로워 보인다.신기하기도 하고 유용하기도 한 책 내용도 좋지만, 그녀의 그림이 참 맘에 든다.한 권 사서 책장에 꽂아두고 틈틈히 들여다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담요 세개로 텐트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적어놓았다. 겨울철 난방을 위해 난방기구 만드는 법도 있고, 쉽게 옷을 재단하는 방법도 있다. 대나무로 악기를 만드는 법도 나오고, 물에 빠졌을 때 구조를 기다리는 법도 나온다.이건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듯~ 집에서 출산하는 방법도 자세히..
[책·그림책] 늑대가 나는 날 (2013년 일본 그림책대상 수여)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그림책을 만났다.늑대가 나는 날~정말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이 그림책으로 일본그림책대상을 수여했다는 작가는 화가이자 그림책작가다.동식물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는 작가의 그림은 역시 화려한 상상력의 구석구석을 채워준다.이 작가의 다른작품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작가는 이 그림책으로 2013년 18회 일본그림책상 대상을 받았다. 바람이 부는 걸 늑대가 뛰어다니고 있다고~ 바람에 머리카락이 치솟는 것을 고슴도치가 앉아 있는 걸로~ 깜깜한 밤 어두운 밤을 고래가 밤을 끌고 왔다고~ 비도 그치고, 바람도 약해지고, 천둥도 멈추고...내가 잠이 들었기 때문~환상적인 그림책이다. 어떤 동물이 오늘을 특별하..
일본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 감상문(앤의 상상력이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되다) 어릴 적 본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빨간머리 앤'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누구 하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캐릭터들, 숙녀로 커가는 앤의 감동적인 성장담까지 모든 이야기가 애니메이션으로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나는 '빨간머리 앤'에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잊을 수 없다. 첫 회에 매튜와 마차를 타고 지나던 하얀 사과꽃 길을 '기쁨의 하얀 길'이라 부르며 황홀해하던 앤이 생각난다. 다이아나와 놀던 자작나무 숲도 '한적한 숲속'이라 불렀고, ‘반짝이는 호수’와 ‘눈의 여왕’, ‘드라이어드 샘’ 까지. 그런 앤의 상상들이 모두 에니메이션으로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앤의 어릴 적 유일한 친구가 거울에 비친 자..
[책·동화]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 - 박완서(자전거 도둑 中) 여기 모인 동화는 79년 샘터사에서 나온 어른을 위한 동화집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에서 뽑아 낸 것들이다.위와 같은 작가의 말로 시작되는 박완서의 단편집이다. '역시 박완서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단편, 동화이다.한병호님의 그림도 멋지고, 글도 너무너무 좋다.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은 물론 문장 하나하나에서 완벽함이 느껴진다.그 중 특히 좋아하는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은 필사를 해가며 그 맛을 즐겨볼만큼 좋았다.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총 단편 6편이 들어있다. 그 중 가장 맘에 드는 건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이다. 물론 나머지도 다 좋다. 시골학교 선생님은 아이들 수학여행 경비를 스스로 벌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