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조림과 시금치무침 끼니마다 반찬만들기

두부조림과 시금치무침 끼니마다 반찬만들기

결혼할 때 시아버님이 제 손을 잡으며 끼니마다 반찬 하나씩만 하면 된다, 그때도 말렸던 옆지기 살 좀 찌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셨어요. 30년간 키우면서도 못 찌운 살을 내가 어찌... 결혼해서 20년 살아보니 당시 그 말씀이 지금은 제일 편하더라는 사실, 저는 주 2회 이상은 최소 3~5시간 이상 서서 반찬 여러 가지를 동시에 만들곤 했어요. 이게 요즘 들어 힘들다고 느끼게 되는데,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인가 싶기도 하고,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한 번에 무리하게 하지 않고 아버님 말씀대로 끼니마다 한 개씩만 만들어야겠습니다.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시금치무침

오늘 반찬 두 가지, 두부조림과 시금치무침인데요. 몇 번 집어먹으면 금방 사리지는 밑반찬이지만, 이거 만드는 것도 시간이 걸립니다. 두부 앞뒤로 부쳐서 조리고, 시금치 다듬고 데쳐 무쳐내고... 식사 한 시간 전에 나가서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면 이 한 시간도 훌쩍 지나가버립니다. 젊어서는 한 그릇 요리로 뚝딱 먹을 수 있는 걸 자주 만들었지만, 골고루 먹기 위해 영양을 생각하고 건강을 위해서라면 반찬이 있는 식탁이 좋더라고요. 양을 조절할 수 있고, 저에게 필요한 음식을 더 먹을 수도 있고 말이죠. 하지만, 손이 좀 간다는 점이 힘들어요.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시금치무침

생협에서 받은 두부와 시금치, 날이 추워지니 시금치가 맛있어지기 시작합니다. 뿌리쪽이 붉은 저 시금치가 맛도 좋고,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 철분, 마그네슘, 아연 등 미네랄이 풍부해서 자주 챙기고 있습니다. 두부는 GMO걱정 없는 우리 콩 두부, 1모에 420g, 가격은 2,090원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대기업의 두부에 비하면 가격도 착하고, 양도 많고, 맛도 좋습니다.
전 생협 몇 곳을 이용하는데,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자주 식탁에 올라오는 두부, 콩나물, 쌈채소 이 세가지만 이용해도 남는 장사라고... 콩나물도 300g에 1,300원 쌈채소도 200g에 2,500원 정도 하는데, 모두 무농약에 유기농입니다. 대형마트에 유기농, 무농약이 붙으면 훨씬 더 비싸지니 가격 비교는 할 필요도 없지요.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자아~ 이제 요리에 집중해 볼까요. 먼저 두부를 잘라서 소금을 뿌려 둡니다. 소금을 뿌리면 두부에 간도 되고, 수분이 나오면서 좀 더 두부가 단단해져요. 사실 전 이 과정 거의 생략해요. 어차피 짭짤하게 조릴테니 말이죠. 오늘은 사진 찍으니 해봤어요.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주세요. 두부조림 할 때 그냥 조리면 두부를 부드럽게 드실 수 있고, 저처럼 바짝 구워서 조리면 좀 더 고소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귀찮아도 조림은 구워서 조리는 걸 좋아해요.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두부를 앞뒤로 바짝 노릇하게 구웠으면 여기에 맛간장 2T를 넣어 끓여주세요. 폭탄효과처럼 차르르 끓어오르는데, 그렇게 해야 맛있어집니다.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이제 육수를 넣어 보글보글 조려줍니다. 육수 대신 물도 괜찮습니다.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전 사실 육수를 좀 많이 넣었어요. 사진 찍다가... ㅋ 이대로 국물이 사라질 정도로 끓여주세요.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수분을 모두 날리면 두부의 맛이 정말 고소해져요. 여기에 대파랑 마늘, 참기름, 깨 넣어 마무리~ 전 냉동실에 있던 부추랑 참깨 갈아 넣고, 참기름 두르고 마무리했습니다.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이제 두부조림 하나 완성입니다. 두부가 고소하고 맛있다고 옆지기가 엄지척 날려주네요. ^^ 아~ 이제 반 왔어요.

반찬만들기 시금치무침

시금치도 종류가 다양한데, 추위를 견디며 자라는 지금의 뿌리가 붉은 시금치가 맛있어요. 시금치 사실 때 꼭 뿌리가 붉은 색인 걸 고르세요. 그리고 시금치는 잎끝 부분에 비타민이 모두 모여 있으니 잎끝의 색이 진한 걸 고르는 게 좋습니다. 잎이 여린 시금치는 떫은맛이 적고 부드러워서 해외에서는 생으로 샐러드처럼 먹기도 합니다.

반찬만들기 시금치무침

시금치를 다듬을 때도 붉은 뿌리부분을 살려서 다듬어야 해요. 그 부분이 달고 맛있거든요. 칼로 살살 긁어내고 끝부분은 잘라줍니다. 시금치는 데치기 전에 자르지 말라고 해요. 왜? 자른 단면으로 영양소가 흘러나온다는데, 다듬기 전에 데치니 영 불편해서~ 그냥 다듬어서 데치기로 했습니다.

반찬만들기 시금치무침

먹기 편하게 시금치 한 뿌리를 칼로 4등분 내주었어요. 시금치 크기에 따라 다르겠죠. 이렇게 다듬어서 물에 씻어주는데, 시금치는 흙이 많거든요. 먼저 물에 담가 5분 정도 흙을 불려주는 게 좋아요. 그리고 3,4번 물에 담갔다가 건져내고 다시 새물 받아서 시금치를 넣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물 버릴 때 보면 흙이 보일 거예요. 흙이 안 나올 때까지 반복하는데 보통 3,4번 정도 하는 것 같아요.

반찬만들기 시금치무침

시금치에는 수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게 칼슘이랑 합쳐지면 결석이 생기기 쉬워요. 그렇지만, 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끓는 물에 소금 넣고 데쳐서 요리하면 되니 말이죠.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시금치를 넣고 꾹꾹 누르고 한 번 뒤집고 바로 꺼내어 찬물에 헹궈주세요. 이제 무쳐야 하니 물기를 꽉 짜주세요.
예전에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시금치의 물기를 얼마나 짜야 하나요? 라고 묻었는데, 대답이 죽을 만큼 힘껏 한번 짜라고 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많이 웃었는데, 저도 짜도 짜도 계속 물기가 나오니 '도대체 얼마나 물기를 짜야하는 거야'라며 궁금했거든요. 힘껏 꽉 최대한 꽉~ 짜주면 끝~ 아셨죠. ^^

반찬만들기 시금치무침

이제 시금치무침 양념을 할 거에요. 양념은 참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오늘 전 마늘은 생략하고, 다진 파와 된장, 참깨 갈아 넣고 무친 후 간을 보고 모자라는 간은 액젓으로 더하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넣고 마무리~ 했습니다.
시금치무침은 최대한 담백하게 소금으로만 무쳐도 좋고, 저처럼 액젓이나 된장처럼 자기 맛을 가진 양념으로 무쳐도 좋아요. 국간장으로 무쳐도 깔끔하니 맛있고, 시금치 자체가 맛이 없는 계절에는 매실청이나 양파청, 대추를 으깨어 넣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맛이 떨어지는 계절에는 달달한 걸 추가해야 합니다.

반찬만들기 시금치무침

시금치무침 완성~ 시금치 300g 무치면 양이 쬐금 나와요. 다듬고 데치고 무치고 수고에 비하면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쉽지만, 제철 시금치가 맛있으니 용서가 됩니다. 이제 제가 좋아하는 포항초와 섬초가 나오겠죠. 그 달달하게 맛있는 시금치의 맛이 기다려집니다.

반찬만들기 두부조림 시금치무침

오늘은 끼니마다 반찬만들기 소개해드렸어요. 식사 한 시간 전에 미리 반찬을 만들었는데, 오늘 두부조림과 시금치무침도 만드는데, 마실 물도 끓이고, 밥도 하고 그러니 한시간은 더 걸린 것 같아요. 매번 끼니마다 이렇게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몰아서 힘들게 만들지 않으려면 끼니마다 한 두 가지씩 만드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지면서 코로나도 다시 확산세라 동네 유명 빵집도 포장만 되고 좌석은 모두 닫았더라고요. 이번 3차 위기가 심상치 않아 걱정입니다. 저희처럼 면역력이 약한 식구가 있는 집은 코로나 초기부터 외식, 모임은 거의 하지 않고 철저히 위생을 지켜왔는데요. 모두 힘드시겠지만 우리 조금만 더 조심하고 서로 배려했으면 합니다. 이 시기가 빨리 지나 기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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